책임에 대해

잡글 2017.02.15 15:12
어느날 옥상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청소하는 아저씨가 공지 반 투덜 반 해서 한마디를 했다.
"아저씨들.. 담배 피는 것은 좋은데, 불은 확실히 좀 꺼줘요. 휴지통에서 불이나서 119까지 부를뻔 했어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담뱃불이 제대로 꺼지지 않은 상태로 휴지통에 넣은 것 같았다. 
100% 그 이름 모를 누군가의 잘못이고, 잠재적인 범죄자가 된 흡연자들은 주의를 할 필요는 있었다.
그런데 그 뒤의 말을 듣고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아, 글쎄 소장이 그거 가지고 날 자꾸 몰아세우네요. 그래서 소장은 올해 1월에 부임하고, 난 3년 가까이 일해왔지만,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 특이한 일이다. 주의를 하겠다. 했는데, 되려 소장은 '그럼 당신이 다 책임질거냐? 당신이 책임지면 되' 라고 말해서 ..."

물론 순간적으로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소장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문제의식을 강조하고픈 생각일 것이라고 짐작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마도 이 말이 나오는 근본적인 생각은 이럴 것 같았다.
"다 같이 책임을 지는 거야. 특히 일하는 니들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

한 회사의 오너라면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외부에 의해 선출되거나 영입해서 구성된 행정조직에서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일하는 사람이 책임을 진다. 

그런데 웃기는 사실은 그 윗사람들은 급여도 권한도 실제 일하는 사람의 배를 먹고 산다. 
그 몇 배의 이득을 안고 가는 사람들은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일까?
내가 10여년 전만 해도 이런 생각을 많이했다.
"윗 선들은 책임과 의무가 밑의 사람들 보다 많으니 당연히 많은 급여와 많은 권한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 의거해 보면, 특히 행정조직은 그런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임질일이 생기면 그 담당자나 그 바로 위 혹은 아래가 지고, 정치적인 이해에 따라 덤태기를 쓰거나
욕먹는 정도로 끝나는 아무 그런 상황.

지금 나 스스로도 공공 쪽 업무를 하다가 보면, 뭐 하나 할 때마다 책임 소재 운운하고 문제 소지가 없도록 하려고 한다.
일을 하다가보면 생기는 그런 실수마저도 용납이 안되거나 질타를 받는다고 할까?
왜 일하는 실무진이 그런 책임을 떠 안게 되었을까?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실무진에게는 제대로 된 권한도 없다.
일을 하다가 보면, 결국 윗선의 결재를 받아야 진행이 가능하다. 결재는 윗선이 해서 책임질 것 같지만,
역시 아니다. 그냥 걸림돌 정도 레벨이라고나 할까?

뭐 멀리 보지 않고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는 작자의 행태도 저런데 밑 쪽은 오죽할까 싶기는 하다.

누가 책임을 지나... 물론 사고나 실수가 발생되지 않는게 최선이라고 하겠지만,
부득히 발생한다면, 돈 많이 받고 더 많은 권한이 있는 사람이 책임을 지고 스스로 해결을 하던지,
밑의 사람들을 설득해서 진행을 하든지 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에 새로 부임했다는 소장.
그런일이 터졌다고 실무하는 사람들을 닥달할게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일어나서 한번은 더 둘러보고
흡연실에서 왜 불이날까? 안나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 돼지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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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인도

"빙과(氷果)"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다.

사실 예전 추리물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면, 주인공을 중심으로 누군가 죽어나가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하곤 한다. 형사 사건 사이에 끼어 각 단서들을 조립하여 그 결과를 보여주는..

추리에 집중하다 보면, 살인이나 상해 사건 - 심각한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해결한다. 때로는 씁쓸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말이다. 간혹 일상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면, 결국 누군가 또 죽어나가게 된다. 이 내용이 무한 반복이다 보니, 늘 쑈킹한 상황만 받게 되고, 어느 순간에 익숙해지는 상태까지 오다 보면 어느 샌가 그 심각한 문제는 매우 가볍게 나타나게 되고 마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 정도로 추락한다.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 추리물은 아닌데, 추리물이다. 게다가 모든 추리 대상은 살인, 상해와 같은 형사 사건이 아니라, 그냥 신경쓰이는, 애써 무시하면 굳이 몰라도 되는 것들에 대해서 추론과 주변 정보 수집을 통한 증명을 해서 잊혀질만한 일들에 대한 인과를 이야기한다.

분명 진행 방법은 추리소설이나 추리 만화에 나오는 방식인데, 그 추리 대상이 색다르니 이게 상당한 매력인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빙과"는 고등학교 클럽 중 고전부(각종 고전 서적을 읽는 그런 부 활동)에서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축제용 발간 서적의 제목. 왜 이 "빙과"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그리고 여자 주인공의 외숙부가 이 고전부의 1기 회장이였다는데, 그에 대한 의문점.... 모든게 그렇게 출발을 한다.

재미없게 이야기하는 사람 중 하나인 나로써도 매우 지루한 소재인데, 이게 매우 탄력적인 추리소설이 되버린 것 같다. "신경쓰여요...." 이 모든게 추리의 시작이 되는 말.

무려 24화 정도의 분량인데... 나중에 이 거 소설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검색해 보니 <고전부> 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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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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